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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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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발병하면 점점 나빠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노력하는 오기욱 교수를 만났다.

사진.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오기욱 교수

수줍은 사춘기 소년 같은 의사

응급실 당직 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준 오기욱 교수는 취재진을 보며 수줍음이 가득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수줍은 사춘기 소년 같은 그가 어떻게 신경과 의사가 됐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저는 원래 물리와 천문학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리고 데이터 정리하고 분류하거나 하나의 사실을 여러 방면으로 대입해보면서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해서 도서관 사서나 천체물리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 때 한 번도 의사를 꿈꾸진 않았는데... 저도 어떻게 의사가 됐는지 신기해요(웃음). 하지만 지금 의사가 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이후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양인으로 보낸 것에 대해 후회가 없음을 의미하는 듯했다. 의대생 시절, 가장 체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무조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하면서 다방면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야처럼 느껴져 신경과를 선택했다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류하고, 넓게 바라보며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향에 딱 맞는 진료과라는 생각이 든다.

“김승현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님의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신경과 의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고 멘토이시죠.”

루게릭병에 대한 연구 멈출 수 없어

오기욱 교수의 전문분야는 신경과 내에서도 루게릭병이다. 루게릭병이란 근위축성측색경화증으로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없어져 온몸의 근육이 소멸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는 병은 아니고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환자들이 인지하기 어렵고, 진단받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 정도 발병하며 보통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 정도 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교수는 “전조증상이 없다는 것은 사실 증상이 너무 다양해서 특정한 전조 증상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루게릭병을 가장 확실하게 진단하는 것은 운동신경세포를 직접 들여보는 일이다. 하지만 사실 운동신경세포는 뇌와 척수를 따라 있기 때문에 조직 검사를 하기가 어려워 진단의 과정이 길고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루게릭병은 발병하면 좋아지는 일은 없고, 나빠지기만 하기 때문에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진료의 목적인데 힘들고 지루한 싸움을 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오기욱 교수는 매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병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없도록

 

요즘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병에 대한 정보 역시 클릭 한 번이면 금세 찾아볼 수 있고, 무분별하게 습득이 가능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어떤 질병인지 진단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되려 환자에게 위험하다며 오 교수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본인이 희귀 질환이라고 잘못 판단하고 삶이 황폐화되는 분들이 드물지만 종종 있습니다. 병에 대한 고민은 의사한테 맡겨주세요. 병의 원인이나 치료법 등은 의사인 저희가 최선을 다해 찾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병이 의심될 땐 인터넷을 찾기보단 의사를 찾아주세요."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희귀난치성질환을 연구한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를 요하는 일이다.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환자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환자를 생각하면 멈출 수 없어요. 환자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으니까 힘들어도 하는 거죠. 그리고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루게릭병클리닉, 세포치료센터에 있는 많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혼자 희귀난치성질환을 연구하는 거였다면 아마 벌써 포기했을 걸요? (웃음)”

현재 우리나라 루게릭병 환자는 연 1,500여 명 정도. 환자 수가 극소수인 희귀난치성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기욱 교수는 자신과 함께 하는 모든 루게릭병 환자들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걸어서 병원에 오시다가 3~5년 사이에 타인의 도움이나, 기계의 도움 없이는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환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오기욱 교수는 루게릭병은 물론 유전자 치료에 대한 약물제재 연구를 위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이후 오 교수는 한양대학교병원 첨단재생의료센터장을 맡아 암과 유전성질환은 물론, 루게릭병과 같은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나 유전자 치료 등 약물치료제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같은 루게릭병이라고 해도 환자마다 증상과 속도, 예후 등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분석하고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해서 환자에게 희망을 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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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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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위축성측색경화증 , #루게릭 , #루게릭병